[한옥스테이]삼벽당
경상북도 영덕군 창수면 인량1길 21-2(창수면)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삼벽당(三碧堂) 경상북도 영덕군 인량마을에는 사대부가들이 모여 살던 종택이 아직도 터를 잡고 있다. 그중 고래불 해수욕장에서 7분 남짓 거리에 위치한 삼벽당에 유학을 오는 꼬마 손님들이 늘고 있다. 바로 주인 내외가 농촌 유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기 때문. 사교육 열풍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는 삼벽당을 살펴봤다. 농촌 유학을 현실화한 종택, 삼벽당‘농촌으로 유학을 가다’라는 기발한 발상을 현실화한 주인 내외는 울산에 살다가 2007년쯤 이곳, 영덕으로 귀농해 하연공파(賀淵公派) 이중량(李仲樑)의 고택 삼벽당에 터를 잡았다. 건강이 좋지 않아 아내와 함께 흙방이 있는 집을 찾다가 널찍한 뒷산 아래 위치한 지금의 종택을 발견하게 됐단다. 평소 아이들에게 시골 생활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는 부부는 귀농을 결정하고 난 후, 한옥 체험업과 농촌 유학을 차례로 시작했다. 잔디가 넓게 깔린 고택 앞에는 천연 염색한 천을 걸어 말릴 수 있는 빨래터가 있고, 대문까지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그 계단에 올라서야 비로소 대문을 열고 'ㅁ'자 가옥 형태인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아이들 훈육을 고려한 양지바른 집터주인 부부가 단순히 한옥을 체험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농촌 유학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란다. 사대부 가문은 아이들의 훈육을 중시했던 만큼 가옥의 터마저 아이들을 고려해 자리 잡았다는 것이 주인 부부의 설명이다. 조선 시대 양반가의 자손들은 천자문을 비롯한 많은 서책을 읽어야 했기 때문에 학습하기 좋은 여건의 집이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이 집은 해가 가장 먼저 들고, 가장 나중에 나간다. 다른 집보다 기단을 조금 높게 쌓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낮이 길고 밤이 짧아 집에서 오랫동안 공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의 눈과 머리를 쉴 수 있게 도와줬던 것 역시 양지바른 집의 터다. 해가 유난히 잘 들어 마당에 식물들이 잘 자라는 것은 물론, 뜨고 지는 해의 모습, 초롱초롱 뜬 별까지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손으로 꼽힐 정도로 터가 좋다는 삼벽당은 이처럼 아이들의 훈육에 좋은 가옥 구조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다양한 체험도시에서 흙 만질 겨를 없이, 하늘 한번 올려다볼 여유 없이 자라던 아이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며 자연과 우리 전통문화를 배워간다. 직접 배추를 심어보고, 전통 기와를 이용해 화단을 꾸미면서 자연을 배우고, 천연 재료로 염색하며 우리 전통 미술을 경험한다. 직접 딴 아카시아로 꿀을 만들며 요리를 익히고, 아궁이에 불을 때는 등 도시에서는 접할 수 없는 이색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 이 체험 모두 아이들에게 자연과 삶의 지혜를 알아가는 귀한 양분이 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밤새도록 장작만 패고 갔던 손님, 외국인 친구를 데려와 한옥에 대해 요목조목 설명하던 손님, 한옥에 묵는 동안 한복을 입고 생활하던 가족 단위의 손님 등 삼벽당에는 다양한 손님이 머물다 간다.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어 가는 요즘, 삼벽당에 머무는 것은 우리에게 느린 삶에 푹 젖어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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