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로(안덕면)
전체적으로 볼 때 주봉을 중심으로 등허리를 돌아가며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어깨를 맞대어 하나의 커다란 산체를 이루고 있으며, 오름 정상에는 산굼부리와 흡사한 깔때기형의 커다란 원형 분화구와 화구 주위에 자그마한 굼부리들로 이루어진 복합형 화산체이다. 제주시 조천읍의 산굼부리가 한라산 동부산록의 대표적인 분화구라도 한다면, 왕이메 분화구는 한라산 서부산록을 대표할 수 있는 분화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 규모가 크고 웅장하다.
오름 전 사면은 해송과 삼나무 등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데, 원형 분화구(깔 때기형, 깊이 101.4m) 북쪽 안부에는 낙엽활엽수가 주종을 이루는 자연림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남쪽 안사면의 밑(화구바닥)으로부터 삼나무가 조림되어 있다. 그외 사면은 해송과 잡목 등이 어우러져 있다. 화구 바닥은 키작은 잡목과 잡풀로 이루어져 있다.
옛날 탐라국 삼신왕이 이곳에 와서 사흘동안 기도를 드렸다고 하여 오름이름을 왕이메라 했다고 한다. 한자로는 王伊岳(왕이악), 王伊山(왕이산), 王岳(왕악), 王臨岳(왕림악) 등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소가 누운 것처럼 낮게 퍼진 형태에서 臥牛岳(와우악) 또는 臥伊岳(와이악-와이오름)이라는 별칭도 있다. 화구에는 암메창 또는 베리창이라는 별칭도 있다. 산의 움푹 팬 것(굼부리)을 山西(산서) 사람들은 보통 암메 또는 암메창이라고 부른다. '창'이란 밑바닥을 말하며, '암메'란 숫오름(雄峰)에 대한 암오름(雌山)이라는 뜻이다. 전설에 의하면 탐라국 삼신왕이 이곳에 들어와 사흘 동안 기도하였다고 한다.
실제 산세가 움푹 팬 가운데를 중심으로 둘레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그래서 王伊岳, 小王岳, 王林岳, 西卵峰 등이 표기가 보인다.)가 있는데, 마치 왕관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본디 이름이 이에서 연유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사람에 따라 '와이오롬, 와우오롬'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반영한 臥牛岳, 臥伊岳 등의 표기도 나타나고 있다. 이 표기를 중시하여 산세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왕이메'의 분화구를 민간에서는 '베리창' 또는 '암메, 암메창'이라 부르는데, '베리'는 '벼랑'의 뜻으로 나타나는 옛말 '비레,비러,비례,벼로[崖] 등의 제주도 방언으로 보인다. 곧 가파르다는 뜻이다. '암메'의 '암'은 '암디새암키와'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여기서는 움푹 팼다는 뜻이다. '메'는 '뫼'의 제주도 방언이다. '창'은 고유어 옛말 '챵챵'에 대응하는 것으로, '좀 깊고 질척질척한 바닥'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베리창'은 '가파르게 움푹 팬 바닥'의 뜻이고, '암메'는 '움푹 패 들어간 산', '암메창'은 '움푹 패 들어간 바닥'의 뜻으로 쓰여졌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제2횡단도로 천백고지 부근의 삼형제오름, 영실의 병풍바위, 그 너머로 한라산 정상 서벽까지 희미하게나마 내다보이고, 돌아서면 군메오름, 산방산, 금오름까지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산 자체는 낮아도 해발고도가 있어서 조망은 좋다. (표고 : 612.4m 비고 : 92m 둘레 : 3,665m 면적 : 709,179㎡ 저경 : 1,17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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